미루는 습관을 이기는 작은 책
2주 전쯤 TSG 스터디 모임에서 디군님이 미루는 습관을 이기는 작은 책을 소개해주셨다. 디군님이 이 책을 사게 된 이유는 서문에 있는 저자의 다음과 같은 말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책을 써보라는 출판사의 권유를 받았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운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가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방법을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문제는 내가 '미루기'에 대해 쓰는 일을 미루지 않고 해낼 수 있는가 하는 거였다.
그러면서 막상 책은 샀는데 책 읽기를 미루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스터디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리보기를 보고 나도 책을 구매했다. 다행히 책 읽기를 미루지는 않았다. 출퇴근 시간에 틈틈히 조금씩 읽어서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을 큰 그림으로 구체화하지는 못 했다. 아마 책을 다시 읽어야 한다는 신호일 것이다.
책에서 제시한 방법 중에 몇 가지는 미뤘지만 "습관 리스트"는 일단 작성했다. 뒤로 갈 수록 파란점(목표한 습관을 지키지 못 했을 때 표시하는 점)이 늘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습관 리스트"에 있던 하루 15분 책읽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에서 얘기하는 것 중에서 부지불식간에 이미 하고 있던 것들도 있고,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도 있고, 생각의 전환을 일으키게 한 것들도 있다. 이북으로 읽으면서 형광펜을 칠하기도 많이 칠했는데 그 내용들을 여기 적어볼까 한다.
미루는 습관을 이루는 네 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
- 동기 부여(motivation)
- 자기 훈련(discipline)
- 성과(outcome)
- 객관성(objectivity)
각 핵심 요소에 따라 줄친 부분을 정리해보았다.
동기 부여
많은 책들이 "목표 중심의 동기 부여" 방식을 강조한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목표 중심의 동기를 가진 사람은 끊임없이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한다. 자신이 꿈꾸던 지위나 큰 집, 비싼 자동차를 소유하면 일시적으로 짜릿한 행복감을 느끼지만 그 감정은 지속되지 않는다. 얼마 안 돼서 우울해진다. 그들은 결코 오래도록 행복할 수 없다.
"내적 과정 중심의 동기 부여(이하 과정 중심의 동기부여)"는 목표 중심의 동기부여를 대체할 수 있다.
과정 중심의 동기부여는 개인적 비전을 전제로 한다. 목표 추구는 쾌락 적응의 영향을 받지만 비전은 지속성을 갖는다. 각 개인이 갖는 비전은 __'인생에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은가'__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개인적 비전은 결과가 아닌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목적지가 아닌 과정을 중시한다. '여정이 곧 목적지'인 셈이다.
개인적 비전이란 말이 항상 모호하게 추상적으로 느껴졌는데 여기서 한 문장으로 정리되었다. 인생에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은가?
몰입과 쾌락 적응에 관한 연구는 지속적인 행복이 물질적 목표나 목적, 상황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진정한 행복은 자신의 비전을 성취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드로잉도 그렇고 코딩도 그렇고 결과보다는 하는 과정이 더 즐거웠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나 보다.
나는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약점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점을 개발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80대 20, 즉 강점을 개발하는 데 시간의 80퍼센트를 쓰고 약점을 고치는 데 20퍼센트를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나는 내 강점이 뭐고, 약점이 뭔지 부터 생각해봐야겠다.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질문들
- 당신이 좋아하는 인용문은 무엇인가? 어떤 생각들이 강렬한 반향을 일으키는가?
- 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가치는 무엇인가?
- 당신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은가? 어떤 유형의 일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가?
- 당신은 사회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는가? 어떤 종류의 자아 2.0 행동(이타심을 발휘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가?
고리타분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비전을 세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질문들이라고 한다.
개인의 비전을 세우는 것은 미루는 습관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첫 단계다.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이 단계를 미루고 실천하지 않는다. 미루는 습관과의 싸움을 미루지 마라.
그 많은 이들에 나도 포함된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책을 다시 읽고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미루고 있다. (...)
자기 훈련
자기통제력을 기른다. 자기통제력은 의식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우리 내면에는 야생 코끼리와 그 코끼리를 다루는 조련사라는 두 개의 독립 개체가 존재한다. 코끼리는 감정을 상징하고 조련사는 이성을 상징한다. 코끼리와 조련사의 몸집 차이는 감정적인 변연계와 이성적인 신피질의 불균형을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자기통제력은 제한적이다. 자기통제력은 '인지 자원(cognitive resource)'이 사용되는데 조련사의 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
인지 자원이 고갈되면 자기통제력을 잃고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 조련사는 에너지가 덜어져 코끼리를 통제하지 못하고, 코끼리는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 당신의 코끼리는 TV를 보거나 무절제하게 페이스북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부정행위를 하거나 과식을 하거나 음란 동영상을 보거나, 흥청망청 쇼핑을 한다. 결국 코끼리는 당신이 해야할 일을 미루기 시작한다.
때문에 인지 자원을 보충하는 일이 중요한데..
여러 연구를 통해 인지 자원은 영양분, 특히 포도당과 단당류로 보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자기통제력을 보충하려면 신선한 주스나 과일을 먹는 게 좋다. 당신의 조련사가 재충전하도록 가벼운 운동이나 신체 활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잠깐의 산책도 조련사가 힘을 재충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불량하게 과자와 초콜렛으로 당을 보충하고 있는데...
의지가 강한다는 것은 인지 자원의 용량이 매우 크다는 걸 의미한다. 컵이 클 수록 의지력도 크고 오래도록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
피통이 커야 사냥을 잘 할 수 있는 원리와 같다.
최근의 연구를 보면 의지력은 근육과 같은 특성이 있다고 한다. 훈련으로 의지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훈련을 통해 조련사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의지력의 재발견이란 책에서도 들었던 얘기같다. 그 책에 유일하게 기억나는 부분이 의지력이 제한된 자원이며, 훈련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어서..
습관을 기르는 것은 양의 문제가 아니다. 낮은 단계를 하나씩 실행하면서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낮은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방법으로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감정적인 거부감을 일으켜 시작도 못하게 만들지 말고 처음에는 낮은 단계 부터 시작해서 점점 장애물을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부터 오늘 부터는 아침 6시에 일어나야지 했다가는 (나 처럼) 더 늦잠을 자게 된다.
습관 리스트 기록은 일종의 '메타 습관'인데, 메타 습관은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기 위한 행동 방식을 만드는 것이다. 기록을 통해 좋은 습관을 각인하고 더 강황하는 효과가 있다.
내가 이 책에서 읽고 유일하게 실천 중인 것이 바로 이 '습관 리스트'이다.
가장 위험한 태도는 습관 리스트를 규칙적으로 기록하지 않는 것이다.
하루 이틀 미루기도 한다...
미루는 습관과 싸우기를 결코 미루지 마라!
(뜨끔)
결정 마비를 줄이기 위해 '오늘 할 일' 목록 만드는 것을 한참 설명한다.
인지 자원이 충분할 때 가장 어렵고 우선순위가 높은 일을 시작한다. 어려운 일 다음에는 덜 어려운 일, 창의적인 일 다음에는 일상적인 일을 하는 식으로 순서를 정하는 게 좋다.
좋은 인사이트다.
휴식의 필요성을 느낄 때 쉬는 것보다 피로를 느끼기 전에 규칙적으로 쉬는 시간을 갖는 게 더 효과적이다.
뽀모도로를 다시 해야겠다.
나는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성공을 운에 맡기지 않으려면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신했다. 이상적인 시스템은 단순하고 적용 범위가 넓으며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라는 말과 함께 '모든 할 일' 시스템을 소개한다. 이것도 다음에 하기로 미루었다.
이 다음에 소개된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명예교수 필립 짐바르도와 저자들의 만남 이야기가 흥미로운데 영웅주의와 컴포트존에 대한 이야기이다.
당신이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은 대부분 컴포트 존의 울타리 밖에 있다. 그런 일들을 당신의 '디스컴포트 존'(discomfort zone, 불편하고 안락하지 않은 상태)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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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고 싶다면 알람을 끄고 침대에서 나와야 한다. 사고당한 사람을 돕고 싶다면 자동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려 행동해야 한다. 어떤 사람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창업을 원한다면 비즈니스 미팅을 주선해야 한다. 의미있고 충만한 인생을 살고 싶으면 미루는 습관에서 벗어나 당장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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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주의는 컴포트 존을 떠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당신의 컴포트 존을 벗어날 때 도파민이 분비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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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르도는 "당신의 삶은 당신이 한 행동과 하지 않은 행동 두 가지 유형으로 압축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성과
여기서 나한테 가장 필요한 내용을 발견하는데 바로 '내적 전환'에 대한 것이다.
부정적인 일을 긍정적인 일로 바꾸는 것을 '내적 전환'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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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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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의식적으로 부정적인 자극을 중립적인 자극 혹은 긍정적인 자극으로 바꿀 수 있다. 이 방법을 터득하면 부정적인 자극이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지 않게 할 수 있다. 당신은 수많은 사건에 직접 영향을 줄 수는 없지만, 내적 전환 방법으로 그 사건이 당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구절을 읽고 난 다음 부터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자극을 받게 되면 속으로 작게 되뇌인다. 부정적인 자극에 중립적인 혹은 긍정적인 반응
또 다른 한가지는 실패를 긍적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시각이다.
첫째, 한 가지 일에 실패할 때마다 당신은 '학습 존'(learning zone)에 들어간다. 학습 존에서 당신은 실패하지 않았다면 배우지 못했을 것들을 배운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 부딪힐 경우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둘째, 실패했지만 시도한 것만으로도 이익을 얻는다. 시도했다는 것은 당신의 컴포트 존을 벗어나 작은 영웅적 행동을 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 할아버지가 늘 말씀하신 것 처럼 '엎어져도 한 걸음 앞으로 나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겠지만 발전도 없다.
실패는 개인의 비전을 성취하는 모든 여정의 일부분이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실패를 극복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며 미래를 기대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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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을 때 "지금 나는 내적 전환 스위치를 켤 수 있다. 나는 이 실패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선택할 수 있어."라고 자신에게 말하라. 원한다면 스스로 내적 전환 스위치를 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리고 실패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객관성
여기서는 더닝 크루거 효과라는 재미있는 연구를 소개한다.
이 연구는 두 가지 사실을 보여준다.
- 유능한 사람은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무능한 사람은 자신을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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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질병인식불능증과 비슷한 방식으로, 우리의 멘탈 모델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정보들을 무시한다. 뇌는 우리를 객관적이지 않게 하고 달콤한 무지 상태에 머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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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성을 높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약점을 인지해야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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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법
- 교육으로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라
- 신뢰할 만한 출저의 정보를 얻어라
- 당신이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함부로 단정 짓거나 고집 부리지 마라
- 자신의 직관을 의심하라
- 외부에서 피드백을 찾아라
-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계발하라
-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당신의 생각을 반박하기 위해 노력하라
- 오컴의 면도날 원리를 적용하라
- 집단적인 더닝 크루거 효과를 경계하라
- 독단에 빠지지 마라
끝으로
이렇게 포스트로 정리하니까 다시 읽는 효과가 났다. 조각조각 기억나던 내용이 책의 큰 틀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도 더 파악된듯 하다. 책에서 제안하는 방식들도 미루지 말고 실천해 봐야겠다.